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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븐, 일곱 죄악과 분노의 윤리학
영화 《세븐》은 대도시의 음습한 그늘 속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악과 그 악을 응징하려는 자의 왜곡된 신념을 정교하게 교차시키는 네오누아르 스릴러다. 데이비드 핀처는 끈질긴 비와 낡은 벽지, 눅눅한 공기와 회색빛 조명을 통해 도시 전체를 거대한 범죄 현장처럼 보이게 만든다. 형사 서머셋과 밀스는 ‘일곱 가지 대죄’를 모티브로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지만, 수사는 곧 서로 다른 윤리와 세계관이 부딪히는 철학적 실험으로 변한다. 서머셋은 냉정한 회의주의자이자 체념에 익숙한 현실주의자이고, 밀스는 정면 돌파를 신뢰하는 정의감의 화신이지만 섣부른 확신과 분노에 휘말리기 쉽다. 범인 존 도는 끔찍한 범죄를 성서적 우화로 포장하며, 현대 사회의 나태와 탐식, 색욕, 탐욕, 교만, 시기, 분노가 어떻게 일상의 습관으로 굳..
2025. 9. 10. 20:47